한국에서도 가까운 오사카는 ‘먹는 도시’라는 별명이 있을 만큼 일본 내에서도 독보적인 먹방 도시입니다. 현지인들 사이에선 ‘쿠이다오레(먹다 쓰러진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이곳의 음식 문화는 깊고도 활기차며 여행자들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요소 중 하나입니다.
도톤보리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길거리 음식 문화는 오사카의 대표적인 매력 포인트로, 가성비는 물론, 현지 감성까지 모두 담고 있어 여행의 만족도를 크게 높여줍니다. 오사카 길거리 음식 중 현지인들에게도 인기 있고, 관광객 입맛에도 잘 맞는 대표 메뉴들을 자세히 소개합니다. 타코야키, 쿠시카츠, 야키소바를 중심으로 동선, 위치, 가격, 맛 포인트까지 정리했으니, 오사카 여행 전에 꼭 참고해 보시기 바랍니다.
타코야키
오사카 길거리 음식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단연 ‘타코야키’입니다. 밀가루 반죽에 큼직한 문어 조각, 파, 텐카스(튀김 부스러기), 생강을 넣어 동그랗게 구워내고, 위에 소스와 마요네즈, 가쓰오부시를 얹어 마무리하는 타코야키는 간단하면서도 깊은 맛을 자랑합니다. 도톤보리 지역에는 타코야키 전문점이 매우 많으며, 거의 10~20m마다 한 군데씩 있을 정도로 포화 상태지만, 그중에서도 현지인들과 단골 여행자들이 추천하는 몇 곳이 있습니다.
- 하나다코(花たこ): 도톤보리 입구 근처에 위치한 이곳은 타코(문어)의 크기가 큼직하고 속이 진득한 스타일로 유명합니다. 마요네즈 없이 담백하게 먹을 수 있는 버전도 있어 중장년층 여행자에게도 인기가 좋습니다.
- 아지후쿠(味福): 진한 오코노미야키 소스가 포인트이며, 겉은 바삭, 속은 크리미 한 전통 오사카식 타코야키를 맛볼 수 있습니다. - 야마 짱(やまちゃん): 일본 TV 프로그램에도 자주 소개되는 맛집으로, 구운 정도가 덜 익은 듯한 촉촉한 타코야키로 평가받습니다. 입안에서 녹는 식감을 선호한다면 강력 추천입니다.
가격은 보통 6~8개 기준으로 500~700엔 수준이며, 치즈, 유자마요, 고추냉이 마요 등의 토핑을 추가하면 50~100엔 정도가 추가됩니다. 일부 가게는 스탠딩 테이블이 마련되어 있어 음식을 받은 후 바로 먹을 수 있고, 포장도 가능하지만 일본은 길거리에서 걷다가 먹는 문화가 없기 때문에 매장 앞에서 먹고 가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또한 도톤보리강을 따라 걷다 보면 가끔 타코야키 박물관 콘셉트로 다양한 브랜드가 모여 있는 플래그십 공간도 있어, 비교 시식하는 재미도 느낄 수 있습니다.
쿠시카츠
쿠시카츠는 다양한 재료를 꼬치에 끼워 튀겨낸 음식으로, 오사카의 또 다른 자랑입니다. 특히 신세카이 지역이 원조로 알려져 있지만, 최근에는 도톤보리와 우메다에서도 고퀄리티 쿠시카츠를 가성비 좋게 즐길 수 있어 길거리 먹방 코스로 인기입니다. 전통 쿠시카츠는 ‘소스 2번 찍기 금지’라는 문화가 있어, 먹기 전 소스에 적당히 묻혀 한 번에 먹는 것이 예의입니다. 대부분의 가게에는 이 규칙을 안내하는 한국어 문구도 준비되어 있어 처음 접하는 여행자도 불편 없이 이용할 수 있습니다. - 쿠시카츠 다루마(串カツだるま): 신세카이 본점이 가장 유명하지만, 도톤보리에도 매장이 있으며 웨이팅이 길지 않은 편입니다.
기본 메뉴는 1개 110~180엔 수준이며, 소고기, 치즈, 새우, 메추리알, 아스파라거스 등 종류가 매우 다양합니다. - 야타이형 포장마차 쿠시카츠: 도톤보리 뒤편이나 골목에 위치한 노점 형태의 쿠시카츠 가게들은 1개에 100엔 미만부터 시작해, 1,000엔으로 7~8개를 다양하게 맛볼 수 있어 가성비가 매우 높습니다. - 쿠시야 몬도(串やもんど): 퓨전 꼬치 튀김 전문점으로, 명란 마요 감자, 치즈 새우, 김말이 스타일 등 젊은 층 입맛을 겨냥한 독특한 조합을 선보입니다.
쿠시카츠는 배가 많이 고프지 않을 때 간단히 맥주 한 잔과 함께 즐기기 좋으며, 테이크아웃보다는 갓 튀긴 상태를 현장에서 바로 먹는 것이 가장 맛있습니다. 일부 가게는 저녁 시간에만 오픈하므로, 낮에는 타코야키 → 저녁에는 쿠시카츠 루트로 구성하면 좋습니다.
야키소바와 기타 길거리 음식
오사카 길거리 음식의 매력은 단순 간식을 넘어, 한 끼 식사로도 충분할 만큼 알차고 만족도가 높은 메뉴가 많다는 점입니다. 그 대표적인 음식이 바로 ‘야키소바’입니다. 간장과 오코노미야키 소스를 혼합한 특유의 소스 향에 돼지고기, 양배추, 숙주, 가쓰오부시까지 더해져 풍미가 깊고, 불향까지 느껴지는 것이 특징입니다. - 구로몬 시장 내 철판 야키소바: 관광객도 많고 좌석도 잘 마련되어 있어 편하게 먹기 좋습니다. 한 접시에 600~800엔 정도이며, 계란이나 치즈, 명란 등을 추가하면 더욱 든든한 식사가 됩니다.
- 도톤보리의 오코노미야키+야키소바 반반 메뉴: 일부 노점이나 간이 레스토랑에서는 오코노미야키와 야키소바를 한 접시에 함께 제공하는 ‘하프&하프 메뉴’가 인기입니다. 남녀노소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조합으로, 한 끼 식사로도 충분합니다. - 스지콘 야키소바: 오사카 특유의 '스지콘(소 힘줄+우무)'을 넣은 특별 버전은 일반 야키소바보다 쫄깃한 식감을 즐길 수 있어 현지인에게도 인기입니다. 이 외에도 놓치지 말아야 할 간식류로는 다음과 같은 메뉴들이 있습니다. - 이카야키(오징어 통구이): 구로몬 시장 입구에 자주 보이며, 오징어 한 마리를 그대로 구워 간장 소스를 바른 다음 꼬치에 꽂아 줍니다.
바삭한 다리 부분과 쫄깃한 몸통의 조화가 훌륭합니다. - 가라아게(닭튀김): 종이컵에 담아주는 형태로, 일본식 치킨 특유의 간장 베이스 향이 강하고, 겉은 바삭하면서 속은 촉촉합니다. 300~500엔대로 저렴하며 맥주와 함께 즐기기에도 좋습니다. - 계란말이 타마고야키: 달달한 간장맛 계란말이를 꼬치 형태로 먹을 수 있어, 아이들과 동행한 여행자에게도 인기 메뉴입니다. 대부분 길거리 음식 가격은 300엔에서 800엔 사이로 형성되어 있어, 1,500엔(한화 약 13,000~14,000원) 정도면 2~3가지를 다양하게 맛볼 수 있습니다. 여행 경비를 줄이면서도 만족도 높은 한 끼가 가능한 셈입니다.
오사카의 진짜 매력은 화려한 레스토랑보다는, 거리 곳곳에서 만나는 작지만 진심이 담긴 음식들 속에 있습니다. 타코야키 한 입에 담긴 정성, 쿠시카츠의 바삭함 속에 담긴 유쾌한 현지 문화, 야키소바의 소스 향에서 느껴지는 거리의 활기 — 이 모든 것이 어우러질 때 비로소 오사카는 ‘먹는 재미의 도시’로 완성됩니다. 다음 여행이 오사카라면, 꼭 하루는 도톤보리와 구로몬 시장을 중심으로 길거리 음식 위주의 먹방 루트를 걸어보세요. 그 속에 진짜 오사카가 있고, 평범한 여행이 ‘기억에 남는 여행’으로 바뀌는 순간이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